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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블리비언]을 통해서본 폐허가 된 지구의 모습

13.03.14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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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블리비언>
개봉일: 4월 11일 / 감독: 조셉 코신스키 / 출연배우: 톰 크루즈, 모건 프리먼, 올가 쿠릴렌코
 
 
외계인의 침공이 있었던 지구 최후의 날 이후,
모두가 떠나버린 지구의 마지막 정찰병 '잭하퍼'(톰크루즈)는 임무를 수행하던 중 정체불명의 우주선을 발견한다. 자신을 이미 알고 있는 한 여자(올가쿠릴렌코)를 만나 기억나지 않는 과거 속에 어떤 음모가 있었음을 알게 된 잭. 그는 적인지 동료인지 알 수 없는 지하조직의 리더(모건 프리먼)를 통해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에 의심을 품기 시작하고 지구의 운명을 건 마지막 전쟁을 시작한다!
 
 
 
 
4월 개봉을 앞두고 있는 톰 크루즈 주연의 <오블리비언>의 줄거리와 예고편에서 눈에 띄는 장면이 있다면 폐허가 된 지구의 모습이다. 설정상 외계인과의 전쟁후의 모습을 담고있는 이 장면은 현시대의 건축물들이 모두 사라지고 자연의 일부가 되어버린 장면들이 나온다. 특히 미국의 수도 워싱턴의 유명 건축물들의 폐허가 눈에 띈다. 한때 인간 문명의 상징을 뜻하는 이 건축물들은 오래전 고대의 유물처럼 변형되었고 주인공 잭은 이 황량하게 변해버린 세상을 허탈하게 쳐다보며 과거를 기억하려 한다. 하지만 과거를 생각할 수록 숨겨진 과거와 무서운 미스테리가 떠오른다. 지구에 남아 외계인들의 흔적을 정리하던 이들에게는 임무상 과거를 기억하면 안되게 되어있지만 어쩌면 평화로웠던 그 순간을 생각하는 것은 멸망한 시점에서 사치이기에 스스로들 기억하지 않으려 하는 것일수도 있다. 인류가 만든 건축물과 도시는 번영과 위대함을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물이다. 만약 이 상징물이 폐허과 되고 파괴된 모습을 본다면 그것은 인류 역사의 비극이면서도 암울한 현실을 뜻하는 상징물이 된다. 영화는 이러한 방식을 통해 묵시록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인류의 잘못된 방향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오늘은 이렇게 폐허가 되어 멸망해 버린 지구의 모습을 그린 영화들에 대해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다.
 

<혹성탈출>의 자유의 여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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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탈출,1968>
런닝타임: 100분 / 감독: 프랭크린 J. 샤프너 / 출연배우: 찰톤 헤스톤, 로디 맥도웰, 킴 헌터
 
<혹성탈출>은 세계 영화사에 있어 가장 묵시록적인 이야기를 잘 담은 명작이다. 이미 유명해 져버린 충격적인 반전 결말인 자유의 여신상을 통해 인간 스스로가 자행한 잘못된 행동에 대한 경고를 담고있다.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찰톤 헤스톤이 출연한 1,2부는 다분히 시대적인 메시지가 담긴 작품이다. 게다가 원숭이들이 지배하고 있는 미래의 모습은 인간의 계급사회와 종교에 대한 전반적인 분위기에 대한 풍자가 담겨져 있어 인간사회의 이중적인 면을 그리고 있었다. 지구는 황폐화 되었고 인간의 위엄을 상징했던 건축물들은 모두 사라졌다. 인간의 후예들은 원숭이들보다 하등한 존재들이고 말도 못하는 자들이고 그나마 살아남은 자들도 방사능에 오염되어 미처버렸다. 1,2부가 말하는 메시지는 미소간 경쟁이 되어버린 핵무기 개발에 대한 공포가 시대를 지배하고 있는 당시의 분위기를 잘 반영했었다. 이후 생소한 3~5부는 인간사회가 원숭이들에게 어떻게 정복당하는 지를 이야기 하게 되는 전형적인 이야기로 그려지고 있어 이에대한 평은 극과극을 오고 가고 있다.
 
 
<지상 최후의 사나이><오메가 맨><나는 전설이다> 나 혼자 걷는 텅빈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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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작이라고 하기에는 그 상상력과 메시지가 대단했던 호러 소설의 제왕 리처드 매드슨의 소설 <나는 전설이다>는 이후의 좀비,흡혈귀 소재의 작품들에 크나큰 영향을 주었다. 핵 전쟁에 대한 이후의 인류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작품에는 전쟁 이후 생존자들이 존재했지만 순수한 인간은 단 혼자라는 설정을 두고 있다. 이후의 살아남은 사람들은 전쟁으로 인해 흡혈인간이 되고 이들은 유일하게 남은 순수인간 주인공 로버트 네빌을 노리고 있다. 네빌의 일상은 평온했던 일상과 다를바 없지만 이들과의 대치는 죽을때 까지 계속될 것이며 죽거나 흡혈귀가 되는 것보다 더 암울하다. 이를 통해 소설이 말하는 것은 1950년대의 미 중산층 남성이 2차 세계대전과 냉전시대를 겪게 되면서 평온한 일상에서 느끼는 공포를 비유하고 있으며 마지막 결말을 통해 정상과 비정상이 뒤집혀 지는 상황을 아이러니 하게 그리고 있다. 오히려 이 시대에 정상인인 네빌이 더 비정상이 아니었을까? 이 작품은 이후 지금까지 세편이나 영화화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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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단 좌측부터 <지상 최후의 사나이, 1964><오메가 맨, 1971><나는 전설이다, 2007>
 
세 작품 모두 시대적인 표현방식이 틀려 각각 본다면 색다르게 연출된 감독들의 성향과 암시하고 있는 메시지도 각기 달라 남다른 재미를 발견할수 있다. 그러나 이 작품들은 리처드 매디슨의 원작에서 표현한 공통적인 성향인 외로움과 공포를 동시에 표현하고 있다. 특히 최근작인 <나는 전설이다>처럼 로버트 네빌이 홀로 텅빈 뉴욕거리를 총을 맨체로 거니는 장면은 종말론적 묵시록 작품의 상징적인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항상 사람이 가득한 장소인 타임스퀘어 거리가 어느날 침묵과 암흑이 공간이 된다면 그야말로 종말이 왔음을 짐작할 것이다. 이 순간을 받아들이고 맞서 싸워가며 외롭게 자신의 길을 걷는 네빌의 모습은 홀로 남은 인간의 고독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상 최후의 남자><오메가 맨>의 주인공도 이와 다르지 않다. 그들에게는 저녁이 된다면 그 순간은 생존을 위한 사투의 순간이며 조금이라도 어둠을 맞이해서도 안되 언제나 방에 불을 켜둔다. 하지만 그곳에 홀로남은 인간의 모습은 여전히 서글프다. 
 

<일라이> 희망의 성지가 잔혹한 감옥 '더 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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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타임: 117분 / 감독: 알버트 휴즈, 알렌 휴즈 / 출연배우: 덴젤 워싱턴, 게리 올드만, 밀라 쿠니스
 
 
2043년 지구는 폐허가 되었다. 재앙의 결과로 지구의 모든 자원은 파괴되었으며 낮에는 강한 태양열 때문에 모두들 선글라스를 쓰고 있어야만 한다. 생명의 원천인 물마저 발견하기 어렵게 되었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이러한 자원을 조금이라도 차지하기 위해 서로 빼앗고 흠치고 싸운다. 인간 스스로 인간성을 상살한 채로 미쳐가는 이 시대에 일라이(덴젤 워싱턴)는 인류의 마지막 희망을 전달해준 '무언가'를 가지고 어디론가 향한다. 여러 인간들의 갖은 방해속에 일라이는 우연히 알게된 솔라라(밀라 쿠니스)의 도움으로 목적지에 도착하게 되는데 그곳은 다름아닌 단 한명의 탈옥자도 없었던 공포의 감옥 '알카트레즈 수용소'(일명: 더록)였다. 한때, 그곳은 역사의 암울함이 담긴 유적지로 사람들에게 인식되었지만 지금은 그 반대로 도시는 황폐화 되어버렸고 그 감옥이 희망의 장소가 되었다. 일라이는 이곳에서 인류를 위한 자신의 본 임무를 진행한다. 그것은 인간들이 오래전 간직했지만 스스로 버린 믿음이자 희망이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암울함의 장소에서 다시 꽃피게 된다.
 
 
<월E> 쓰레기장이 된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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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타임: 104분 / 감독 앤드류 스탠튼 / 출연배우: 벤 버튼, 엘리사 나이트,제프 갈린
 

재미와 감동이 가득한 픽사의 3D애니메이션 에서도 암울한 디스토피아를 그렸었다. <월E>가 그것인데 귀여운 로봇의 모습을 떠나서 영화가 보여주는 초반부인 쓰레기가 된 도시의 모습은 역대 종말론 소재의 영화에서 보여주던 이미지와 전혀 틀리다. 지구는 환경오염으로 파괴되고 사람들은 모두 죽거나 지구를 떠났다. 홀로남아 쓰레기를 정리하는 <월E>만이 홀로남아 도시를 정리하지만 무의미할 뿐이다. <월E>는 하루 업무를 마치고 집에서 홀로남아 과거 지구의 인간들이 살았던 활발한 과거를 홀로 영상을 통해 추억한다. 그리고 기계적인 지구 재건 사업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나는 전설이다>의 이미지가 떠오르면서 자본주의가 낳은 소비문화로 쓰레기가 넘처나 멸망한 인류의 모습에는 반성적인 결말과 메시지가 떠오르기 마련이다. 재미있는 3D 애니메이션으로 모두에게 기억되고 있지만 영화가 암시하고 있는 전체적인 이미지는 암울함 그 자체의 모습이다.
 

(사진=배급사 보도자료,예고편 스틸,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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