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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아깝게 놓친 명작 [처음 만나는 자유]

13.03.18 15:21

며칠전 우리는 <주말TV영화 추천>이라는 기사를 주마다 내보내고는 했었다. 반응이 꽤 괜찮았지만 그러다 보니 TV 편성표와 다를바 없는 역할을 하고 있는것 같아서 어떤 식으로 이 코너를 운영할지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다 생각난 것이 이 좋은 영화를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후회(?)를 느끼게 하도록 뒷북치는 기사를 쓰는게 어떨까 해서 <혹시,당신이 아깝게 놓친 영화>라는 형식으로 주말에 방영한 의미있었던 TV영화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한다. 이 기사를 통해 합법적인 방법으로 감상하거나 다음 방영때는 놓치지 말고 꼭 보길 바란다. 오늘 이야기할 영화는 16일 EBS서 방영했던 <처음 만나는 자유>라는 영화다.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여배우들이 출연했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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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자유, 1999>
감독: 제임스 맨골드 / 상영시간: 127분 / 장르: 드라마 / 출연배우: 위오나 라이더,안젤리나 졸리,클리어 듀발,브리티니 머피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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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과 월남전의 영향으로 미국 역사에서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인 1970년대 초기.
18살 난 수잔나 케이슨(위노나 라이더)은 사회와의 괴리를 느끼고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린다. 어느날 두통 때문에 다량의 수면제를 복용한 그녀는 '자살 미수' 판정을 받아 정신과 의사의 상담을 받게 된다. 그녀는 끝까지 자신의 자살 기도를 부인하지만 '인격경계 혼란장애'라는 병명으로 '클레이 무어' 정신 요양원에 입원하게 된다.  
요양원에서 수잔나가 만나게 되는 여러 사람들을 만난다. 수잔나를 환자답지 않게 대해주는 유일한 사람인 간호사 발레리(우피 골드버그 분). 룸 메이트 이자 환상 거짓말을 하는 조지아(클리어 듀발),  일명 'Daddy's Girl' 이라 불리는 데이지(브리트니 머피 분), 얼굴 화상으로 흉한 외모를 갖게 된 폴리(엘리자베스 모스 분), 그리고 마약과 헤로인 복용으로 끊임없는 방황을 거듭해 떠남과 돌아옴을 반복하며 끝내 요양원을 떠나지 못하는 탈출의 귀재 리사(안젤리나 졸리 분)가 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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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나는 그녀보다 훨씬 심각한 정신상태에 놓인 소녀들을 만나 여러 갈등과 사고, 그리고 우연한 대화를 통해 이들과 가까워지게 되고 특히 리사에게 묘한 동질감을 느끼며 가까워 지게 된다. 혼란스러웠던 병원생활을 잘 적응하게 된 수잔나는 우연치 않은 사고와 불편한 상담으로 인해 병원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있을때 함께 사고를쳐 다른 병동으로 이송된 리사가 찾아와 함께 탈출할 것을 제안하고 그녀들은 정신병원을 탈출한다.
 

*감상 포커스
 
-영화의 배경
<처음 만나는 자유>의 시대적 배경과 극중 주인공들의 나이대는 묘하게 연결된다. 월남전,케네디 그리고 마르틴 루터 킹 목사가 극중에서 언급되는 미국의 60년대 후반과 70년대는 미국역사에서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중 하나다. 젊은 세대는 미국 '베이비 부머'세대로 대공황과 세계대전을 겪은 부모세대와 갈등이 심했던 시기이기도 하다. 전쟁을 싫어하고 경쟁을 시키는 물질만능을 혐오하던 '히피'들이 범람한 것도 이때문이다. 그래서 주인공 수잔나를 비롯한 정신병동에 있는 소녀들의 모습은 이러한 부모 세대에 밀린 방황하고 표류하는 20대를 이야기 하며 이들은 영화에서 종종 등장하는 '히피'스런 청년들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영화가 단순한 소녀 정신병원 이야기를 했다면 크게 와닿지 않았겠지만 이러한 혼란스러운 시대를 배경으로 이야기 해서 그런지 영화속 캐릭터들의 정서에 빠져드는 것은 그래서 일것이다.
 

-훈훈함을 주는 성장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굿 윌 헌팅><할람 포>모두 억압스런 분위기와 방황에 자신을 가두고 있는 10들과 젊은 청년들이 그것을 이겨내고 성장하는 훈훈한 결말을 이야기 하는 영화다. 그러면서 영화들이 중간씩 보여주는 유머와 에피소드 덕분에 심각해 보이는 영화들이 지루하지도 않다. <처음 만나는 자유>가 보여주는 면도 그렇다. 정신병원 이라는 심각하고 어두운 배경을 이야기 하지만 곳곳에 잔재된 유머와 독특하고 흥미로운 캐릭터들 덕분에 영화가 달리 보인다. 특히 영화에 전반적인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역할은 안젤리나 졸리가 맡았던 '리사'다. 어쩌면 이 캐릭터는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한 명작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의 잭 니컬슨과 같은 자유를 찾아줄거 같은 캐릭터 이지만 정신병원 탈출과 복귀를 반복하는 방황하는 캐릭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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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통해 주인공 수잔나는 동질감을 느끼며 탈출을 통해 자유를 느끼려 했지만 끔찍한 순간을 목격하며 좌절감에 빠지게 된다. 세상의 방황을 상징하는 리사와 각자의 어렸을적 상처가 만들어낸 과거에 허우적 거리는 병원 친구들을 통해 수잔나는 자신의 방황을 이해하게 되고 그것을 극복하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려 한다. 영화는 세상을 부정적으로 만들려 하지 않는다. 비록 세상이 전쟁과 광기로 미쳐가는 세상이지만 그 세상을 성숙하게 사랑하지 못한다면 결국 우리모두 그 광기게 물들게 되기 마련이다. <처음 만나는 자유>가 말하려는 자유는 바로 세상의 억압이 아닌 나 스스로를 가두고 있는 '나의 편견'을 깨는 이야기 라는 점에서 영화가 보여주는 의미는 감동스럽다.
 

-그녀들의 파릇한(?) 젊은시절을 보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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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의미와 감동을 떠나 이 영화를 보는내내 흥미롭게 볼 수 있었던 이유는 지금은 중년에 가까워 졌지만 매력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여배우들의 젊은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중성적인면과 도도한 여성미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위노나 라이더'의 표정연기는 보는내내 빠져들게 만든다. 분명 방황하는 캐릭터 이지만 특유의 연약함과 청순미, 그리고 애절함이 가득한 슬픈 눈망울을 통해 자연히 그녀의 캐릭터에 동화되게 만든다. 무엇보다 이 영화를 통해 더욱 유명해진 배우는 헐리웃의 대표적인 미녀 여배우의 상징이 된 '안젤리나 졸리'다. 영화내내 거침없는 욕설과 도발적인 행동과 더불어 정신병원내 '트러블 메이커'로 활약하며 심각한 장면들을 유머스럽고 활기넘치게 만들어 준다. 활발함과 더불어 방황하는 소녀이자 때로는 냉정하고 잔인한 악녀 의 모습을 보여주며 다양한 매력을 선보인다. 왜 안젤리나 졸리가 지금의 스타로 성장했는지를 그녀의 특유의 매력이 집결된 영화라 봐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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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무엇보다 이 영화를 보고 '짠'한 느낌이 들었던 것은 극중 데이지역을 맡은 故'브리티니 머피' 를 만날수 있어서다. 가장 심각해 보이는 정신병 스런 모습을 보여주지만 준비되지 못한 퇴원을 해 그후에도 지속적으로 방황하게 되는 그녀의 연기는 애처로움과 동시에 비극을 보여주는 역할이다. 그녀의 비극적인 장면과 2009년 갑작스런 심장마비 사망이 묘하게 연결된 이유는 그래서 일까? 헐리웃의 기대대는 유망주 였지만 한순간 사라져 버린 그녀의 과거와 조우한다는 점에서 이 영화의 가치는 남다르다.
 
이처럼 <처음 만나는 자유>는 영화를 사랑하는 매니아들에게는 놓치지 말아야할 훈훈한 드라마 이며 우리들에게는 익숙한 여배우들의 더욱 아름다웠던 젊은시절을 추억하고 간직할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P.S: 그러고 본다면 이 영화를 TV로 보는것은 힘들것이다. 영화 내내 흡연장면이 너무 많아 화면에는 '모자이크'가 가득할 것이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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