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 여기서 이러시면…" 감독들의 카메오 열전
13.06.07 11:49
치밀하고 정교한 연출의 대명사로 알려진 영화감독들이 의외의 모습으로 카메오 출연을 했다면 그만큼 재미난 순간은 없을것이다. 오늘은 유명 영화감독들이 스스로 망가진 모습으로 카메오로 출연한 장면들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1.[바닐라 스카이] 스티븐 스필버그
스페인 영화 [오픈 유어 아이즈]의 헐리웃 리메이크 작 [바닐라 스카이]. 바람둥이 재벌 데이빗(톰 크루즈)의 생일에 "생일축하 한다. 자식아!"라며 특유의 캡 모자를 쓰고 포옹하며 축하하는 털복숭이 남자가 등장한다. 그 남자의 패션을 보고 "스티븐 스필버그 처럼 생겼네" 라고 확신했다면 그렇게 생각하는게 맞다.
2.[스타트렉:네메시스] 브라이언 싱어
현재 극장가를 달구고 있는 [스타트렉] 시리즈의 전편격인 2002년작 [네메시스]. 커크&스팍 다음세대의 이야기이자 오리지널 극장판의 최종판 이었던 만큼 이 시리즈의 마지막에 탑승하는 영광을 얻고 싶었던 건 감독들도 마찬가지 였을 것이다. 당시 [엑스맨] 연출로 정신 없었을 천재감독 '브라이언 싱어'는 그 와중에도 '엔터프라이즈'호에 탑승해 카메오 인증샷을 후대에 남기고 싶었나 보다.
3.[클럽 싱글즈] 팀 버튼
극중 캐릭터인 데비(쉐일라 켈리)는 '자기 PR 비디오'를 만들려 하는데 이 비디오 연출을 '차기 마티 스코세지'로 주목받는 신예 감독에게 주문하게 된다. 이 감독에게 가격을 흥정하는 대목에서 그는 "20달러"라고 대사 한마디만 던지고 임무를 완수한다. 이 감독은 '팀 버튼' 이었고 그 당시 자신이 만들던 작품들의 음울한 분위기를 그대로 풍기며 출연했다.
4.[비버리 힐스 캅3] 조지 루카스
[스타워즈]의 조지 루카스는 의외의 작품에 바보스럽게 출연했다. 우수꽝스럽게 생긴 캐릭터 티셔츠를 입고 놀이기구를 타려다가 갑자기 뛰어나온 에디 머피에게 밀쳐 나가떨어지는 굴욕을 맡본다. 촬영후기, 그 와중에 에디 머피는 다음 [스타워즈] 시리즈에 자신을 출연시켜 달라고 애원했다고 한다.
5.[스크림] 웨스 크레이븐
한때 공포영화의 제왕으로 군림했던 웨슨 크레이븐 감독. 그에게 이에 걸맞는 명성을 부여해준 호러물 [스크림]에서 그는 보잘것 없는 학교 청소부로 등장한다. 근데 그의 복장을 유심히 보자. 왠지 모르게 그의 또다른 걸작인 [나이트 메어]의 '프레디 크루거'의 복장을 빌려온거 같다고 느껴지지 않으신가? 카메오로 출연해도 튀어보이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6.[뜨거운 녀석들] 피터 잭슨
영화의 잔인한 장면중 하나였던 미치광이 산타클로스가 주인공 니콜라스(사이먼 페그)의 손에 칼집을 낸다. 영국의 한적한 시골동네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영국내 내로라 하는 유명인들이 모두 카메오로 출연했는데 이 산타클로스는 감독인 에드가 라이트를 위해 직접 뉴질랜드까지 날아온 [반지의 제왕] 피터 잭슨 이었다. [새벽의 황당한 저주]를 보고 그의 팬이 된 잭슨은 [킹콩] 촬영때 그를 직접 초대하며 에드가 라이트의 다음 작품에서 카메오로 출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뉴질랜드 괴짜가 영국 괴짜에게 보여준 팬심은 이렇게 이루어졌다.
7.[구명정] 히치콕
영화감독 카메오 출연장면의 레전드는 단연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다. 하지만 모든 장면이 바다 한가운데 '구명정'에서 벌어졌기에 항상 출연했던 '지나가는 행인'으로 등장할수 없었다. 결국 행인이 아닌 신문지의 광고속 주인공으로 대신 등장하는데 그 내용이 매우 재미있다. 히치콕 에게는 뚱뚱한 '배'가 트레이드 마크였었는데 '체중 감량 광고'로 등장해 '슬림'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다. 평소 웃질않고 항사 근엄하고 무표정이던 히치콕 감독에게 이런 귀여운 모습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8.[밀러스 크로싱] 샘 레이미
오랜 친구를 위해 출연했는데 그게 너무 멋있게 나와 배우로 착각 될 때도 있다. [이블데드][스파이더맨]의 샘 레이미 감독이 그랬는데 친구인 코엔 형제를 위해 출연한 이 한 컷에서 멋있게 총을 든 형사로 출연했다. 역대 감독 카메오중 가자 '폼'이 잘나온 감독이다.
9.[랜드오브데드] 에드가 라이트
전자에서 피터잭슨이 에드가 라이트를 위해 '미치광이' 역할로 출연했다면 에드가 라이트는 자신의 영웅 조지.A.로메로 감독의 '좀비' 역할 부름에 영국에서 미국까지 달려갔다. 친구 사이먼 페그를 대동하면서 말이다. 수많은 좀비 역할중 이 두명이 위의 장면처럼 출연했다는 사실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10.[복수는 나의것] 류승완
[부당거래][베를린]의 류승완 감독은 자신의 멘토 박찬욱 감독이 부르는 일이면 무슨일이든 다했다. 카메오 출연에도 말이다. 그 유명한 [복수는 나의것]에서 짜증내는 중국집 배달부 역할을 하다가 송강호의 손에의해 시체가 되는 역할까지 충실히 임한다.
11.[괴물] 임필성
박남일(박해일 分)을 사무실로 데려와 형사들에게 넘기려 한 비겁한 대학 선배 역할을 맡은 배우를 기억하는가. "카드 빚이 6천이야" 이 한마디로 대한민국 모든 샐러리맨의 속을 헤집은 이 배우 아니 감독은 다름아닌 [남극일기][헨젤과 그레텔]의 임필성 감독이었다.
12.[달콤한 인생] 김지운
특이한 케이스로 카메오 출연한 감독도 있다. 김지운 감독의 경우 자신이 연출한 [달콤한 인생]에서 손이 워낙 부드럽다는 이유로 첫 오프닝씬의 커피를 휘어젖는 이병헌의 '손' 역할로 출연했다. 누가 알아줬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