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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하우스 다운]리뷰_ 백악관을 무너뜨린 두 영화, 전격 비교!

13.06.27 11:31

올 여름, 비슷한 소재를 가진 두 영화가 나란히 관객들을 찾았습니다. 두 영화의 기승전결은 간단합니다. 예상치 못한 위기상황이 발생하고, 미국의 심장 '백악관'이 무너집니다. 전 세계가 혼란에 빠지고 대통령의 생사는 알 길이 없습니다. 그런데 백악관에 '우연히' 남아있던 한 명의 영웅이 이 모든 상황을 평정하고 미국을 구합니다.
 
이 두 영화에서 [다크나이트]의 고뇌나 [콜래트럴]의 메세지를 바라신다면 '그 기대는 접어두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최고다'가 두 영화의 결론이니까요. 그래서 둘 다 재미가 없냐구요? 아니오. 재미있습니다. 두 영화 다 상영시간 동안에는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하실 겁니다. 자 그렇다면 [화이트 하우스 다운] 개봉 기념, [백악관 최후의 날]과 [화이트 하우스 다운]의 간략한 비교 리뷰를 시작합니다.
 
 
1. 백악관, 그리고 낯선 침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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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영화는 모두 백악관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 찾아오며 시작됩니다. 이 '손님'들은 공통적으로 원하는 것을 이야기하며 백악관과 대통령을 인질로 잡습니다.
 
백악관 최후의 날에서 침입자들이 원했던 것은 미군의 한반도 철수와 핵 시설물 폐기였죠. [화이트 하우스 다운]의 침입자들이 원하는 것은 이를 훨씬 넘어서는 수준입니다. 테러조직의 수장 마틴 (제임스 우즈 분)은 '어떤 사건'으로 인해 극우주의자가 된 인물로, 현 대통령의 평화 정책을 극도로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의 테러는 바로 이 정치적 성향의 차이에서 시작 된 것이지요.
 
테러리스트들이 백악관을 점령하는 방법도 사뭇 다릅니다. [백악관 최후의 날]은 '정공법'을 사용하죠. 위기 상황을 조작하여 대통령을 지하 벙커에 가둔 후 '작전'을 시작합니다. 반면 [화이트 하우스 다운]은 '우회적인 방법'을 사용합니다. 폭탄이 터진 지점은 백악관이 아닌 다른 장소이죠. 그들은 백악관에 최소한의 경호인력이 남은 틈을 타서 '작전'을 시작합니다.
 
 
2. 대통령. 카리스마있거나 유쾌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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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하우스 다운]의 제임스 소이어 대통령(제이미 폭스 분)은 유쾌합니다. 평화주의자인 그 답게 백악관 관람객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기도 하고 소녀의 인터뷰에 기꺼이 응하기도 하지요. 특히 시종일관 평화를 부르짖던 대통령이 양복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던 운동화를 신고 "내 조던에 손대지 마" 하며 발길질 하는 장면은 모든 관객들을 '빵 터지게'했습니다. 존 케일(채닝 테이텀)과의 만담은 또 어떻구요. 테러범들이 쫓고 있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둘의 대화는 그칠 줄 모릅니다. 마치 핑퐁을 하는 듯한 둘의 대화는 죽고 죽이는 잔인한 상황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큰 웃음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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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고담시의 검사 아론 에크하트는 미국 대통령 자리까지 올랐습니다. 이 정도면 정치적으로는 대 성공인데, 당선되자마자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이제는 본인도 테러범들의 인질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하비 검사는 절대 비굴해지지 않습니다. "미국은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며 오히려 테러범들에게 호통을 치죠. 이게 끝이 아닙니다. 어떻게든 함께 인질이 된 사람들을 보호하려고 애쓰는 모습도 보입니다. 비록 영화의 대부분 장면에서 벙커에 갇혀있지만 [백악관 최후의 날]의 대통령은 참 카리스마 있고 멋있습니다.
 
 
3. 백악관, 무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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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영화에는 공통적으로 백악관이 무너지는 장면이 담겨있습니다. CG라고 하지만 눈 앞에서 무너지는 백악관이 무너지는 것은 꽤나 큰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화이트 하우스 다운]에서는 복선을 통해 백악관이 무너질 것을 암시합니다. 관람 가이드는 한장의 그림을 응시하고 있는 존에게 '1814년 남북전쟁 당시 불에 탄 백악관을 그린 것'이라는 설명을 해 줍니다. 그리고 그 날, 그림보다 더 참혹하게 백악관은 불타오릅니다. 한편 [백악관 최후의 날]에서는 백악관 높이 걸려있던 성조기가 내려오는 장면을 통해 '미국의 몰락'을 더욱 충격적으로 그려냅니다.
 
 
4. 수퍼맨 리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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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맨이 존재한다면 이런 느낌일까요. 두 배우는 절대로 죽지 않습니다. [화이트 하우스 다운]의 존 케일은 영화 내내 테러범들의 추격을 당합니다. 그런데 1분도 안되는 시간에 백악관의 무기고를 접수할 만큼 잘 훈련된 용병들이 대통령과 경호원 존 케일 하나를 잡지 못해 허둥거립니다. 그 사이 두 사람은 백악관의 지하 시설들을 이용해서 탈출을 준비하죠. 존에게는 그러나 대통령 말고도 지켜야 할 사람이 한 명 더 있습니다. 이 쯤에서 영화는 헐리웃 판 '아빠는 용감했다'를 몸소 보여줍니다. 수 많은 용병들도, 총도, 폭탄도 딸을 지키겠다는 아빠를 막지는 못하죠. 매우 극적인 장면입니다만 현실성은 전혀 없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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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백악관 최후의 날]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영화에서 테러 조직이 백악관을 점령하는데 걸린 시간은 단 13분입니다. 그들은 막강한 화기들로 무장하고 파죽지세로 백악관을 점령하죠. 그런데 그 많은 사람들을 아무렇지 않게 죽인 테러범들이 경호원 배닝(제라드 버틀러) 한 명을 찾지 못합니다. 그 사이 백악관 이곳 저곳을 헤집고 다닌 배닝은 대통령의 아들도 구하고 백악관도 구하고, 대통령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죠.
 
두 주인공은 모두 맨몸액션을 훌륭하게 소화 해 냅니다. 특히 [화이트 하우스 다운] 존 케일 역의 채닝테이텀은 총격액션부터 지붕 위 격투씬, 맨몸으로 유리창을 깨는 아찔한 탈출씬까지 대역을 쓰지 않고 자신이 해 내서 찬사를 받았다는 후문입니다. 영화의 내용과는 상관 없이 두 주인공의 멋진 액션만으로도 카타르시스를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
 
 
5. 그래서 결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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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이 무너진다는 소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만 [화이트 하우스 다운]과 [백악관 최후의 날]은 전혀 다른 영화입니다. [화이트 하우스 다운]은 주변의 이야기에도  초첨을 맞춥니다. 백악관 관람 가이드가 나와서 재치있게 백악관을 소개하기도 하고, 어린아이를 지키려는 용감한 대변인도 등장합니다. 무엇보다 극한 상황에 몰린 '아버지와 딸'을 그리며 주인공이 왜 백악관을 지켜야 하는지에 대한 개연성을 높입니다.  군인이 명령에 복종하지 않고 근거리에서 대포를 쐈음에도 큰 영향이 없는, 다소 황당한 설정들도 있습니다만 두 시간 내내 빠져들어서 볼 수 있는 영화임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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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백악관 최후의 날]은 시종일관 진지합니다. 이 영화에는 웃음 포인트가 거의 없죠. 게다가 19세 미만 관람불가 등급 답게 잔인한 장면도 자주 등장합니다. 아무렇지 않게 관자놀이에 총을 쏘고, 심장에 칼을 찔러 넣죠. 불필요한 것들을 뺀 체 오로지 대통령과 국가를 구하려는 한 남자의 애국심에 집중합니다.
 
이런 사람들 추천: 더운 여름, 시원하게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싶은 당신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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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하우스 다운]
평점:★★☆
TV.VOD 평점:★★☆
(별 다섯 만점을 기준으로 수정되었습니다.)
 
 
 
 
(사진=소니픽쳐스릴리징 월트디즈니스튜디오스 코리아, 씨너스엔터터엔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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