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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울버린] 리뷰: 일본에서 마음의 안정을 찾은 울버린?

13.07.17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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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울버린,2013]
감독: 제임스 맨골드
주연; 휴 잭맨,팜킨 얀센,브라이언티,후쿠시마 라라,사나다 히로유키
 

1.줄거리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두 잃고 혼자 남겨진 고통으로 괴로워하는 '울버린'은 한적한 산속 국립공원에서 은둔생활을 하고있다.

어느 날 일본에서 온 유키오(후쿠시마 라라)라는 젊은 일본인 여성이 찾아와 2차 세계대전 울버린이 구한 야시다(야마노우치 할)라는 일본 최대의 거물이 죽어가고 있다며 마지막 임종을 함께해줄 것을 요청받는다.일본에 온 울버린은 죽어가는 야시다와 재회하게 되고 그로부터 영원불멸의 삶을 버리고 유한한 삶을 얻을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를 제안 받게된다.
 
그날 저녁, 야시다는 운명을 하게 된다. 다음날 장례식장에 참석하게 된 울버린은 야시다의 손녀 마리코(오카모토 타오)의 목숨을 노리는 야쿠자들로 부터 그녀를 구하게 되지만 예전과 다르게 회복속도가 더딘 사실을 알고 큰 고통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서서히 자신과 마리코의 목숨을 조여오는 거대한 음모의 실체와 마주하게 되는데…
 

2.울버린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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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헐리웃 프렌차이즈 물이 된 [엑스맨]. 그 중 유일하게 스핀오프 시리즈로 영화화에 성공한 최고의 인기 캐릭터 '울버린'이 만화와 영화팬들에게 사랑받을수 있었던 것은 여타의 엑스맨 캐릭터들이 기상천외한 초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인간다움이 상당히 결여 된 것과 다르게 맨몸 액션을 하고 스스로 고뇌하는 인간적인 면모를 많이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특히 그의 무한한 회복,재생 능력과 아만티움으로 무장된 쇠칼날 무기인 '클로'가 그러한 그의 매력을 지탱하는 원천이라 볼수있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는 바로 그 울버린의 원천인 영원불멸의 삶과 회복능력이 때로는 저주와도 같다는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안 그레이'가 아름다운 외모와 쾌락을 추구함으로써 한 평생 고통스러운 저주를 느끼는 것처럼 그에게도 그것은 고통과 같지 않을까? 그러한 울버린의 고뇌가 무사의 땅 일본에서 날카로운 검과 '클로'로 인해 불꽃튀는 대결로 이어진다. 자인하고 치열한 액션이 만들어낸 고뇌의 드라마. 이것이 이번 [더울버린]에 느끼는 기대감 이었다.
 

3.액션,비주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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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영화의 주 설정이라 볼수있는 액션과 비주얼은 어떻게 완성되었을까?
 
감독인 제임스 맨골드는 이번 시리즈를 특수효과와 CG가 난무하는 파괴적인 액션이 아닌 '순수 스턴트 액션'이 이번 시리즈의 묘미가 될것이라 예고했다. 이것은 이번 시리즈의 원작 코믹스인 프랭크 밀러의 '울버린'이 추구했던 방향과 비슷하다. 그래서 이번 시리즈는 '엑스맨'들과 다른 돌연변이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하지 않는다. 유일한 돌연변이 악역인 '바이퍼'(스베트라나 코드첸코바)가 등장하지만 영화의 비주얼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
 
그래서 이번 시리즈의 울버린의 상대는 일본도(刀)와 총으로 무장한 야쿠자, 닌자집단 '핸드', 사무라이의 검술을 이어받은 몇몇 악역 캐릭터다. 울버린의 크론과 검이 부딪치는 소리와 쾌감은 이명세 감독의 '형사'를 연상시킬 정도로 절묘한 조합을 이루어 냈으며 울버린이 저돌적으로 싸울수 잇었던 빠른 회복,치유 능력 기능이 '무언가'로 인해 약해지게 만듦으로써 평범해진 울버린이 이들과 상대해야 하는 설정은 긴장감을 고취시켜 준다. 특히 초고속으로 달리는 신칸센 액션씬이 그러한 특징을 잘 살려낸 장면이다.
 
스토리상 [더울버린]은 [엑스맨3:최후의 전쟁]의 연장선상의 이야기라 '진 그레이'(팜킨 얀센)을 죽인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며 방황하고 있다. 그래서 일본에 온 울버린은 주인을 잃어버리고 방황하는 무사 '로닌'에 비유된다. 울버린은 일본에서 '무사'가 되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But
그점에서 볼 때 [더울버린]의 전체적인 스케일과 배경은 근래의 엄청난 스케일을 자랑하고 있는 여름용 블록버스터들과 다르게 심심하고 작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무엇보다 [엑스맨]을 재미있게 본 팬들의 바램은 새로운 돌연변이 캐릭터의 등장을 기대하겠지만 울버린외에 강인한 인상을 남긴 돌연변이나 악역 주인공은 없다.
 
게다가 이 영화는 가장 중요한 액션 장면을 허무하게 끝맺어 놓아버리는 실수를 저지른다. 원작 코믹스의 명장면 이자 메인 이었던 울버린과 닌자 집단 '핸드'의 일당백 싸움을 길고 강렬하게 끌지 못한 나머지 큰 인상을 주지 못한점은 아쉬울 따름이다. 그것이 이 영화의 특징과도 같기 때문이다. 후반부 클라이맥스에 더 큰 액션을 준비했다지만 이번 영화의 매력적인 악역으로는 바로 이 '핸드'가 더 강렬하게 다가왔어야 했다.
 
울버린을 돕는 유키오를 맡은 후쿠시마 라라가 그나마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강하게 인상적 이지는 않았다. 오로지 울버린 혼자만의 액션이 극의 중심을 차지할뿐 전통적인 사무라이 검술 액션이 난무하지만 헐리웃 영화인지 일본 액션 영화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다. 울버린의 매력은 살려줬지만 [엑스맨] 시리즈의 장점과 특징이 상실된 비주얼이 아쉬울 따름이다.
 

4.울버린, 일본서 안정을 찾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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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영화의 나머지는 어떻게 채워졌을까? 이번 시리즈는 의외로 드라마의 성격이 강한 작품이었다.
 
영화의 배경 90%가 일본인 탓에 자칫 일본 영화라는 느낌이 짙을 정도다. 도쿄 도심은 일본 특유의 대중문화를 적나라하게 들어내면서 (러브모델,빠찐코,호스트) 사건의 발생지로 그려진다. 반면 이번 시리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찾이한 부분은 야시다의 고향인 나가사키의 어촌마을 장면이다. 울버린이 2차세계 대전 당시 야시다와 조우한 장소이자 손녀인 마리코와 함께 도피한 곳으로 울버린 특유의 고뇌와 로맨틱한 모습이 많이 등장하며 마음의 안정을 찾는 곳이다.
 
거친 헐리웃 블록버스터의 색체와 맞지 않는 소소하고 잔잔한 분위기여서 당황하게 느끼게 될 관객들도 있겠지만 흐름을 잘 따라간다면 감독과 제작진이 공을들여 만든 드라마 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일본 특유의 문화적 정서를 통해 만들어진 드라마는 삶과 죽음 그리고 불행에 관해 이야기 하며 방황을 멈추고 싶은 울버린의 마음을 잘 표현한 중요 장면이기 때문이다.
 
But
감독은 왜 영화의 중간에 이런 잔잔한 드라마를 깊게 채웠을까? 그것은 초반부와 후반부를 강렬한 액션으로 끝내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그 같은 설정은 이어지는 스토리를 너무 급진행 하는 실수를 범하고 만다. 음모는 너무나 쉽게 밝혀지고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으니 액션으로 때우는 식이다. 나름 안정되게 연출된 중반부에 비해 후반부 급 전개되는 스토리가 아쉬우며 그로인해 전자에서 언급한 명장면들을 만들어내지 못한게 아쉬울 따름이다.

[더울버린]은 지금까지 개봉된 몇몇 블록버스터들이 노출한 아쉬움을 들어냈지만 전체적인 영화의 짜임새와 완성도는 나쁘지 않았다. 다만 국내 관객의 정서상 일본적인 배경이 대부분인 헐리웃 블록버스터물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개인차가 있을것으로 보이며 [퍼시픽림]과 같은 경쟁작에 비해 스케일과 비주얼이 약한것이 단점으로 적용되 관객들을 끌어들일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평점:★★★
TV,VOD 평점:★★★★  
관객취향: [엑스맨]시리즈의 매니아,팬들은 꼭 볼것! 특수효과 보다 '순수'(?) 액션을 원한 관객에게 추천.
 

P.S 1: 마블 성향의 작품들이 그렇듯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직전 보너스 영상이 등장한다. 그것은 바로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엑스맨] 시리즈 복귀작인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 관한 거대한 예고다. 이 예고편이 소름 끼칠 정도로 멋있으니 꼭 보기를 권한다.

P.S 2: 이번 영화도 메인 포스터에서 보았듯이 3D를 강조하는데 관람시 3D가 아닌 일반 상영으로 볼것을 권한다.
 
 
관련기사: '미리보는 영화' [더울버린]의 원작 코믹스 살펴보기 

(사진=20세기 폭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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