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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라이징의 삐딱선] 한국에는 배트맨, 아이언맨 없나요?

13.08.26 17:35

 
설국열차가 정말 엄청난 속도로 달리고 있습니다. 이제 800만을 돌파하여 1,000만까지 가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가 되었고, 언제 돌파할 것인가가 이슈가 되고 있을 정도입니다.
최근에 우리나라에서 개봉하는 한국 영화들은 설국열차를 포함하여 많은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2012년에는 1,000만 관중을 기록한 국내 영화가 2편이었고, 2010년도 이후 자료를 살펴보면, 국내에서 상영되는 국내 제작 영화들이 미국 영화들에 절대로 밀리지 않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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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화진흥위원회 자료)

아바타나 아이언맨이 흥행하였던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관객들이 특별히 국내영화를 더 선호한다기 보다는 국내영화가 우리나라 관객들을 잘 끌어들이고 있다고 보입니다. 역대 1,0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었던 영화들의 면면을 보아도 한국적인 감성을 잘 표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굳이 설국열차를 놓고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이제 대한민국은 분명 영화를 잘 만들어 낼 줄 아는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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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야기' 에 비해서 '캐릭터' 가 떨어진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국내에서 1,000만 관객을 동원하였던 국내 영화들을 나열해 보겠습니다. 도둑들, 7번방의 선물, 광해, 해운대, 괴물, 왕의 남자. 이렇게 흥행했던 영화들 가운데에 시리즈물이 될만한 강력한 캐릭터를 소유하고 있는 영화가 없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슈퍼맨은 이제 시리즈를 뛰어 넘어 또 다른 시리즈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냥 시리즈로도 부족한지 다음 편은 배트맨과 같이 나온다고 하네요. 슈퍼맨 뿐만이 아니라 배트맨, 헐크, 로보캅, 슈렉 등등 시리즈로 개봉되는 영화들 속 캐릭터들이 아주 많습니다. 캐릭터들이 얼마나 많은지 캐릭터들을 모아서 영화도 만들 정도지요.
 
이런 캐릭터들은 단순히 영화 흥행을 뛰어 넘어 문화를 알리고, 영화 외적으로 수익을 올리는 데에도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습니다. 게임에 등장시킬 수도 있고, 상품으로 판매할 때 이용할 수도 있겠지요. 단적인 예로 지난 5월, 어린이 날을 맞이하여 아이언 맨 캐릭터 상품이 엄청난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사실 필자가 어렸던 시절에도 집에 배트맨 자동차 장난감이나 슈퍼맨 장난감을 가지고 있었던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단순히 매출로만 정할 수가 없기 때문에 그 영향력을 정확하게 표현할만한 통계 자료는 없지만, 우리는 캐릭터 상품이 주는 엄청난 효과들을 '뽀로로' 를 통해서 학습하였습니다.

요즘 마트를 가보면 뽀로로가방, 뽀로로숟가락, 뽀로로기저귀, 등등 ‘뽀로로’는 거의 모든 어린이들 제품에 등장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뽀로로와 관련하여는 굳이 더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이지요.
 
새누리당 조해진 국회위원은 보도자료를 통하여 한국영화의 해외수출이 아시아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다고 지적하였습니다. (출처; 6월 26일, 조해진닷컴, [보도자료] 한국영화 해외수출, 여전히 '아시아' 편중 심각) 이 자료에 대하여 필자는 한국 영화 수출에 있어 중요한 것은 수출지역 편차 개선이 아니라 '캐릭터' 의 발굴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슈퍼맨과 배트맨을 탄생시켰던 DC코믹스와 같은 이성과 실력을 겸비한 만화가, 소설가들이 재야에도 많이 있다고 자신합니다. 한마디로 '이야기'를 만들어낼 힘은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현재로서는 할리우드와 같은 '힘'은 가지고 있지 못한다 하더라도 우리만의 '신선함'은 분명 가지고 있습니다.
 
류승완 감독의 영화 '베를린'은 한국형 '본 시리즈' 라고 불릴 만큼 흥미로웠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력이나 이야기 전개는 본 시리즈의 최신작이었던 '본 레거시' 보다도 나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베를린도 시리즈로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이후 어떻게 될지는 두고 봐야 알게 되겠지요. 재미난 사실은 '본 레거시' 의 총 제작비가 1,400억 원 이었던데 반해 '베를린'의 총 제작비는 130억 원이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영화가 보여주는 스케일이나 시각적인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는 차이이지만, 오히려 이런 제작비의 차이가 우리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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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만 한정된 평가이긴 하지만, 베를린이 본 레거시보다 10분의 1 정도로 재미있었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이 차이를 '스토리'로 극복할 수 있는 저력이 있습니다. 이제는 한국 영화에서도 한국적인 '배트맨', '아이언맨' 캐릭터가 등장하기를 희망해봅니다. 영화 캐릭터의 힘은 진정한 K웨이브를 만들기에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사진=Daum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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