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속사정! '아이언맨' 술주정뱅이 될 뻔한 사연은?
13.10.11 16:24
한 편의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자본과 노력이 들어갑니다. 특히 현대 과학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는 '슈퍼 히어로 무비'에는 후반 그래픽 작업에만 천문학적인 돈이 쓰입니다. 이 때문에 마블 스튜디오와 워너브라더스 등 많은 제작사에서는 최대한 관객들이 재미를 느낄만한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는 오프닝 영상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오프닝 영상은 이 영화가 재미있을지 그렇지 않을지를 판단하는 첫 번째 순서입니다. 그래서 제작사에서는 최대한 '관객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오프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아래 보여드릴 영상들은 2% 부족하여 영화에는 쓰이지 못했던 슈퍼히어로 영화의 오프닝입니다. 술주정뱅이가 될 뻔한 아이언맨부터, 인지도가 없어서 오프닝에서 잘리고만 마리아 힐까지. 과연 히어로 무비의 오프닝에는 어떤 속사정이 있었을까요? 무비라이징이 모아봤습니다.
1. 아이언맨
전용 제트기가 열리고 수트를 입은 남성이 검은 하늘로 뛰어내립니다. 손에서 뿜은 불로 하늘에 불꽃놀이를 연출하며 급강하하던 남자는 스타크 타워의 무대 위로 멋지게 착지합니다. 아름다운 무희들이 춤을 추고 있는 가운데 갑옷 속에서 아이언맨 수트를 벗은 토니 스타크가 나타납니다. [아이언맨2]의 오프닝은 지난 1편에서 자신이 아이언맨임을 밝힌 후 여전히 화려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토니의 모습에서 시작됩니다. 하지만 원래 촬영되었던 오프닝은 이 것이 아니었습니다.
마블이라는 로고가 나오기 시작하면서부터 정체 모를 남자의 앓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힘겨워 보이는 목소리(?)의 주인공은 어젯밤 과음하신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 변기를 부여잡고 잔뜩 헛구역질 하던 토니는 페퍼(기네스 펠트로 분)의 잔소리에 힘겹게 몸을 일으켜 세웁니다. 헬멧도 없이 반쯤 수트를 입은 토니는 당장 제트기를 땅으로 내리라고 소리칩니다. 철없는 토니를 인간답게 만다는 것은 역시나 페퍼밖에 없습니다.
"응원해 주면 잠자코 내려가지."라며 유치원생이 쓸 법한 떼를 쓰는 토니를 달래기 위해 페퍼는 아이언맨 헬멧에 키스한 후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헬멧을 하늘로 던져버립니다. 씩 웃으며 하늘을 가르는 아이언맨은 불꽃놀이까지 펑펑 터뜨리며 안전하게 스타크 타워 무대 위로 착지합니다. 예고편에도 등장했던 이 장면이 삭제된 이유는 감독의 의도 때문인데요. 존 파브로 감독은 영화가 처음부터 실없어지는 것이 싫어서 이 장면을 삭제했다고 밝혔습니다.
2. 어벤져스
음울한 저음의 목소리가 화면 전체를 채우고 있습니다. 그 목소리는 스크린을 가득 채운 아비규환이 일어난 원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 아비규환 속에 차들은 뒤집혀있고 뉴욕의 도로는 연기가 가득하며 경찰관과 소방대원들은 단 한 명이라도 남은 생존자를 찾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어벤져스의 시작은 사뭇 장엄했습니다.
감독이 의도했던 어벤져스의 시작은 사뭇 달랐습니다. 아비규환의 뒤에는 '캡틴 아메리카'가 서 있습니다. 이윽고 바뀐 화면에서 어벤져스의 요원 마리아 힐은 고위 관료들에게 청문회에 참여하여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들의 주제는 바로 어벤져스의 수장이자 그녀의 상관인 '닉 퓨리'입니다. 마리아 힐은 '닉 퓨리'가 슈퍼히어로를 통해 인류에 닥친 위기를 극복해 내려는 계획을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녀의 말 한마디는 '어벤져스'가 시작될 것임을 짐작게 합니다.
한편 이 오프닝이 삭제된 이유는 마리아 힐의 인지도 때문이었데요. '마리아 힐'은 어벤져스의 요원으로 원작 코믹스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입니다. 그러나 영화를 통해 히어로를 처음 접하는 팬들에게는 낯선 존재일 뿐인데요. 때문에 관객들의 집중력을 모으기 위해 사용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3. 인크레더블 헐크
2008년 작품인 에드워드 노튼 주연의 인크레더블 헐크의 시작은 바로 헐크의 탄생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여인 베티(리브 타일러 분)에게 눈을 찡긋 하며 의연하게 실험대 의자에 앉은 브루스 배너. 그러나 다음 순간, 초록색 괴물로 변신한 헐크는 자신의 힘을 제어하지 못하고 사랑하는 여인과 존경하던 박사를 패대기칩니다. 이윽고 군에 쫓기는 신세가 된 그는 결국 세상에서 숨어버리는 것을 택합니다. 마음의 불안이 더해질수록 메트로놈은 빠르게 오갑니다. 마침내 브루스 배너가 눈을 번쩍 뜨며, 헐크가 시작됩니다.
평화로운 하얀 설원에 트럭 한 대가 달리고 있습니다. 산 중턱에서 차가 멈춰 서더니 그 안에서 한 남자가 내립니다. 보기에도 험해 보이는 눈 덮인 산을 걸어 올라가던 이 남자는 마침내 자신이 원했던 절벽의 끝에 다다릅니다. 고글을 벗은 그 남자는 눈 부신 태양을 보며 자신이 다치게 한 아름다운 여인을 생각합니다. 권총을 꺼내 장전하고 관자놀이로 갖다 대는 순간, 눈동자가 녹색빛으로 변하더니 그는 변신하고 맙니다. 끔찍한 괴물, '헐크'로 말이죠.
인크레더블 헐크의 오프닝 씬이 왜 바뀌었는가에 대해서는 특별히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단지 내용 전개상 헐크의 탄생 배경을 자세히 알리기 위해 바꾸지 않았겠냐는 것이 팬들의 의견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바뀌기 전 오프닝에 비해 정식으로 개봉한 오프닝이 조금 더 시각적이고 헐크에 대해 잘 알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