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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2:다크 월드] 리뷰: 재미없는 비평가 '그'와 마블 덕후 '그녀'의 시선

13.10.28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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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2: 다크 월드]
감독:  앨렌 테일러
출연: 크리스 햄스워스, 나탈리 포트만, 톰 히들스턴 외
개봉: 2013년 10월 30일 (전 세계 최초 개봉)
 
 
마블 코믹스의 세계관은 방대하다. 오죽하면 '마블 유니버스'라는 용어까지 나올 정도로 두터운 캐릭터, 스토리 그리고 팬층을 확보할 정도다. 그만큼 이 세계관에 관한 팬심은 거대하기에 그것이 마블 원작 영화를 평가하는 데 있어서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요소라 생각된다.
 
그 때문에 이 영화에 대한 리뷰는 두 개의 시선으로 평가하기로 했다. 전자는 '고리타분한 비평가' 같은 사람이며, 후자는 '마블 작품에 관한 깊은 애정과 잘생긴 배우에 열광'하는 당신과 같은 팬심을 가진 사람이다. 여러분의 영화 취향과 성향에 따라 영화에 관한 참고는 '골라보는 재미'로 결정하시기 바란다.    
 
 
He Say: [왕좌의 게임]이 '마블'을 만났을 때
 
[토르2: 다크 월드]는 촬영당시 예상치 못한 잡음 탓에 영화팬들과 마블 팬들로부터 우려를 들었던 작품이었다. 루머에 의하면 연출을 맡은 '앨런 테일러' 감독과 마블 사장 케빈 파이기가 촬영분과 각본 방향에 이견을 보이며 재촬영 과정까지 거쳤기 때문이다.

영화야 감독의 재량 상 언제든 재촬영 될 수 있는 것이지만, 작품의 원작을 계승하려는 제작사와 완성의 전권을 쥐고 있는 감독과의 마찰은 꽤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재촬영은 맞았지만, '불화'로 인해 생긴 과정은 아니었다고 양측이 부인하며 소동은 마무리되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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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감독인 앨런 테일러의 성향을 생각해 봤을 때, 어쩌면 그의 연출 스타일상 마블과 어울리기에는 어려움이 없지 않아 있었을 것이다. 그를 유명하게 만든 미드 [왕좌의 게임] 시리즈를 생각해 보자. 물론, [왕좌의 게임]이 방대하고 충격적인 내용이 많은 원작의 명성을 그대로 계승했다고 하지만, 앨런 테일러는 영상화 과정에서 유독 그 상황을 극적으로 표현하고 충격적인 장면도 서슴지 않게 영상화했다. 그로 인해, 팬들은 매 시리즈 '예상치 못한 대 반전'과 '갑작스러운 전개'에 당황하기도 하였지만, 한편으로는 그 상황을 즐겼다. 그것이 앨런 테일러이 장점이다. 반면, 마블의 영화들은 어땠나? 전체적으로 극적인 진행방향 대신에 안정된 이야기 방식을 추구하면서, 유머러스함과 유쾌한 설정을 통해 '무난한 대중영화'를 추구하는 방식이었다. 이처럼 물과 기름 같은 사이지만 마블은 그러한 앨런 테일러의 장점을 높이 사며 영화의 가치를 높이려 했다. 이는 인디영화와 B급 호러 무비에서 장기를 보였던 죠스 웨던을 통해 [어벤져스]를 흥행시킨 경험을 토대로 재주 있는 연출가들의 재능을 통해 마블 세계관이 가치를 높이려는 전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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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2: 다크 월드]는 전편의 시리즈에서 문제시되었던 밋밋한 이야기의 보완이었다. 그 부분에서 앨런 테일러의 재능은 빛이 났다. 전편에서 문제가 되었던 밋밋한 이야기 전개 방식은 아스가르드, 런던, 다크월드의 행성으로 배경적인 시퀀스를 늘리면서 훨씬 큰 스케일을 자랑하게 되었고, 이에 따른 캐릭터들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진행할 수 있었다. 장엄함 스케일을 자랑한 [왕좌의 게임]을 연출한 경험 때문인지 멜로와 극적인 요소도 자연스럽게 잘 표현되었다. 그리고 TV에서 보여주었던 앨런 테일러만의 '멘붕' 효과도 절묘하게 녹아들었다. 이야기가 무난하게 진행되어 관객들이 방심한 사이에 극적인 전개 효과를 주면서 이야기의 긴장감을 높여주었다. 이쯤 되면 [왕좌의 게임]의 바탕이 마블의 세계관과 절묘하게 결합하였다고 봐도 좋았다.
 
문제는 마블 특유의 유머와의 만남이었다. 이 부분은 사실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앨런 테일러는 이마저도 무난하게 처리하며 희·비극적인 상황을 절묘하게 조합시켰다. 여기서 관객들의 반응은 양분될 것이다. [아이언 맨] 이후 마블 특유의 잔재미가 담긴 유머를 좋아하는 관객들은 즐거워 할 테지만, 이에 적응하지 못한 일부 관객과 진지하고 장엄한 이야기를 원한 관객들에게는 맥이 빠지는 설정이다. 영화의 후반부가 바로 그러한 논란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블' 특유의 가벼운 세계관과 대중성은 살아있어도, [토르]만의 색깔은 찾기 힘들었다. 이 때문에 영화의 긴장감을 불어넣어야 할 '다크 엘프' 진영에 대한 매력은 약했으며, 극적인 요소를 통해 어렵게 만들어진 긴장감도 떨어뜨렸다. 어쩌면 이 부분에서 감독과 제작진과의 의견 충돌이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비주얼적인 요소에서는 약간은 어설프다고 생각되는 '언밸런스'한 부조화가 아쉽게 느껴졌다. 이것은 CG의 문제가 아닌, [스타워즈] 같은 공상 과학적 요소와 [반지의 제왕] 같은 판타지적 요소와 같은 '극과 극 세계관'의 조합이 과연 어울렸는지 의문이다. 이것 또한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와 같은 앞으로 영화화가 될 마블 유니버스 세계관의 기초에 따랐다 하지만 특수효과의 매력을 어필할 자연스러운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에는 2% 부족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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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테일러를 통한 마블 작품의 우수성은 전보다 더 높아졌지만, 때로는 마블 특유의 세계관과 배경이 발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토르:다크 월드]가 보여주었다. 그 때문에 영화를 보기에 앞서 마블 원작 코믹스와 전작 영화에 대한 학습을 권하며 이를 통해 마블의 세계관을 이해하며 영화를 즐기길 권한다. 결론적으로 [토르2: 다크 월드]는 잘 만든 대중영화다. [아이언맨] [어벤져스]로 인해 대중들은 마블의 영화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것이며 로맨스, 드라마, 액션 등의 대중적 요소를 적절하게 조합한 영화는 대중들에게 사랑 받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주인공인 '토르'역의 크리스 햄스워스, '제인'의 나탈리 포트만 못지않게 비중이 커진 '로키' 톰 히들스턴의 활약이 이번 영화의 포인트이자 대중이 사랑할 또 다른 월드스타의 탄생을 예고했다. 상당히 많은 단점을 노출하지만, 대중이 좋아할 만한 장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마블의 전략은 놀라울 따름이다.
 
 
간단 한 줄 평
'다크 월드'라기에 어두울 줄 알았죠? 그 반대입니다.
 
별점 ★★☆
 

 
She Say : 마블스러운 판타지, 과연 형제의 운명은? -연기적인 측면 수정하기
 
그렇다, 나는 슈퍼 히어로 영화를 좋아한다. 누군가는 현실성 없는 이야기라 비판할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평론가라면 당연히 그리스의 거장 앙겔로풀로스 감독의 [영원과 하루] 같은 작품을 감명 깊게 본 영화로 꼽아야 한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철학적인 메시지에 지나치게 집중한 나머지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영화의 본질적인 기능 중 하나는 바로 '재미'와 '웃음'이라는 것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토르2: 다크월드]는 가히 최고의 영화라고 말할 수 있겠다.
 
스크린 가득 붉은 배경이 올라오고 'MARVEL'이라는 글씨가 시야에 들어오는 순간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어벤져스]와 [아이언맨3]이 후 장장 반년만의 귀환, 그것도 [어벤져스] 에서 수 십만 뉴욕 시민들을 '멘붕'에 빠뜨렸던 '로키'와 히어로가 된 천둥의 신 '토르'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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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세계, 아스가르드의 의좋은 형제였던 토르와 로키는 지난 [토르: 천둥의 신]을 계기로 완벽하게 사이가 틀어졌다. 아스가르드와 적대 관계에 있는 '요툰헤임'의 후계자로 태어난 로키는 아스가르드의 왕 '오딘'에 의해 아스가르드의 왕자로 길러졌다. 차기 왕으로서 인정받았던 형 토르와 늘 비교당하며 천덕꾸러기로 자란 로키는 일련의 사건들을 계기로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다. 결국, 아스가르드와 오딘에 대한 증오만 남은 로키는 형 토르를 지구로 추방하고 죽이려 든다.
 
한편 [어벤져스]에서 치타우리 종족까지 이끌고 와서 지구를 정복하려 했던 로키는 진정한 히어로로 거듭난 '어벤져스 팀'에 의해 또 한 번 계획에 실패한다. [토르2: 다크 월드]는 바로 여기에서 시작된다. 아스가르드로 돌아가 평생을 지하 감옥에서 보내야 하는 신세로 전락한 로키와 왕위에 오를 준비를 하는 토르. 그러나 예상치 못했던 다크엘프 종족의 침략은 정리되는 듯했던 아스가르드를 폭풍 속으로 몰아넣는다.
 
마블 스튜디오의 영화는 늘 메인 빌런(악당)이 있고, 그 악당을 막기 위해 슈퍼 히어로가 나서는 형태로 전개되었다. 슈퍼히어로 신화를 몰고 온 [아이언맨]에서는 스타크 인더스트리 부회장 '오베디아 스탠'이, 캡틴 아메리카의 이야기를 다룬 [퍼스트 어벤져]에서는 '레드 스컬'이 히어로의 대치점에 서서 세상을 지배하려는 야욕을 드러냈다. [토르2: 다크 월드]에서 전면에 내세우는 빌런은 다크 엘프 종족의 저주받은 '말레키스'다. 그러나 이번 영화에서 빌런과 히어로의 대치보다 더욱 인상 깊은 것은 우애 깊은 형제에서 적으로, 그리고 또다시 위험한 동맹을 맺게 된 토르와 로키 형제의 관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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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팬들이 가장 궁금해할 부분은 '과연 로키가 이번에도 토르를 배신할까?' 일 것이다. 토르의 재촬영 소식이 전해지고, 그 이유 중 하나가 '로키'의 비중을 늘리기 위함이라는 보도가 나왔을 때 대다수 팬은 이번에도 로키가 악역을 맡게 될 것이라 예상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의 로키는 명실상부 '배신의 아이콘'이었기 때문이다. 무기인 묠니르(망치)만큼이나 우직한 형 토르가 옛정을 생각해 마음이 약해질 때면 로키는 늘 토르의 뒤통수를 치곤 했다. 아슬아슬한 동맹을 맺은 형제의 관계는 이번 영화에서도 눈여겨 봐야 할 포인트 중 하나이다. 그러나 형제의 이야기에 지나치게 집중한 나머지 '다크 엘프' 종족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한편 이번 영화에서도 '허당 토르'의 귀여운(?) 행보는 계속된다. 인간 여자와 사랑에 빠져 아스가르드와 지구 사이 먼 길을 오가는 토르의 행보는 '사랑에 빠진 남자는 고달프다'는 어느 명언을 떠올리게 한다. 자신의 세계와 제인, 그녀의 행성인 지구까지 지켜야 하는 토르는 단 하루도 쉴 틈이 없다. 참 순진한 우리의 '천둥의 신'은 이번에도 인간 세상에 떨어져 지하철에서 '셰익스피어'와 같은 말투를 구사한다. ('어벤져스'에서 '토르'를 처음 만난 아이언맨은 "오! 당신은 셰익스피어 같은 말투를 구사하는군. 당신 엄마도 당신이 치마 입고 설치는 것을 아는가?" 하며 그를 놀린다.) 무엇보다 두 차례 지구를 경험 해 본 적 있는 토르가 어색하게나마 인간들을 따라 하는 장면은 관객들을 '빵 터지게'하기 충분하다. 물론 바보 같은(?) 모습만 보이는 것은 아니다. 전쟁 후 몸을 닦는 토르의 모습은 전성기 브래드 피트의 [트로이] 속 모습을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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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스튜디오 대표 케빈 파이기는 인터뷰를 통해 마블 페이즈2 (마블 영화를 단계화 한 것)의 영화들은 각기 다른 장르를 취하게 될 것이며 그중에서도 [토르2: 다크월드]는 판타지를 표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이번 영화는 '시간과 공간의 이동'이라는 소재를 통해 판타지를 극대화했다. 5000년마다 한 번 돌아오는 전 우주의 정렬이라는 시간적 배경은 마블 유니버스를 처음 접해 본 사람이라면 사뭇 이해하기 힘든 소재일 수도 있다. 여기에 중간중간 등장하는 에릭 박사를 비롯한 제인의 실험실 사람들과 물리학, 천문학에 대한 이야기는 전편을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지루하게 느낄 수도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토르: 천둥의 신]- [어벤져스]'까지 마블의 영화 라인업을 충실히 따라온 팬이라면 그 누구보다 이 영화가 주는 매력을 받아들이기 쉬울 것이다.
 
[토르2: 다크월드]는 어려운 영화가 아니다. 오히려 지나치게 정보 전달에 치중했던 전편의 한계를 보완, 유머와 진중함이 적절히 섞인 매력적인 히어로를 완성했다. 어머니이자 아스가르드의 왕비인 프리가에게 마법을 배워 사물을 원하는 형태로 보이게 만드는 로키가 자신의 모습을 변신시키는 부분에서는 모두를 박장대소하게 한 신선한 까메오도 등장한다. 여기에 마지막 순간까지 충격적인 반전은 관객으로 하여금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단언컨대, [토르2: 다크 월드]는 마블이, 가장 마블스러운 즐거움을 추구하며 '마블 답게' 만든 영화다.
 

간단 한줄 평
마블 판타지 세계의 극치, 그리고 형제는 용감했다.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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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마블의 모든 영화가 그렇듯이 이번 영화에도 쿠키영상이 있다. 독특하게도 이번 영화에는 쿠키 영상이 두 개다. 하나는 배우들의 이름이 올라간 후 등장하고 또 하나는 앤딩크레딧이 모두 올라간 후 나온다. 그러니 인내심을 가지고 앤딩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을 추천한다.
 
P.S.2) 첫 번째 쿠키 영상은 늘 그래왔듯이 마블의 차기작품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힌트를 드리자면, 어벤져스보다 스케일 크고 강한 능력을 지닌 '주인공들'이 대거 등장하는 시리즈라는 점! 여기에 헐리웃 최고의 연기파 배우 '이 인물'이 6개의 보석을 모으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2015년 개봉 예정인 [어벤져스2]와 2017년 개봉 예정인 [어벤져스3]가 기대되는 이유다.
 
웬지 '너구리' 라면이 떠오르는 밤이다. (센스있는 마블 팬이라면 알아 차렸을 지도…) 
 
 
 
 
(사진=소니픽쳐스릴리징월트디즈니스튜디오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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