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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 영화 속 금기시된 사랑

14.02.18 17:22

흔히 '사랑 앞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증명이라도 하듯, 지금까지 많은  영화에서는 나이와 세대를 초월한 사랑을 그려왔는데요. 영화의 종류 만큼이나 이들 관계 역시 다양합니다. 가령, 이제 막 성(性)에 눈 뜬 10대 소년과 엄마 뻘 되는 40대 여인은 진정한 사랑을 찾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서로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관계에 가깝지요. 반면 서로에게 각각 첫사랑과, 마지막 사랑이 되었던 두 남녀는 격정적으로 변화하는 시대 상황 속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이어갑니다. 

금기로 여겨지는 사랑, 과연 영화 속에서 그들의 사랑은 어떻게 그려지고 있을까요? 


1. [아메리칸 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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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각 딱지'를 떼고 싶은 10대 졸업반 남학생 4명의 좌충우돌 이야기를 그린 [아메리칸 파이]는 진솔한 스토리와 '빵 터지는' 대사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열여덟, 성에 관심 많은 네 소년이 총각 딱지를 떼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과정은 공감과 웃음을 함께 선사했다는 평가입니다. '섹스'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소년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데요. 네 소년 중에서도 결벽증 있는 소년 '핀치'(에디 토마스 분)는 외설스러운 대화를 나누는 친구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커피와 카푸치노의 차이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 철학자입니다. 하지만 마음 속에는 뜨거운 밤을 보내고 싶은 욕심이 누구보다 큰 소년이기도 하지요.

이러한 핀치의 첫 여자는 동갑내기 소녀들이 아닌 바로 친구 스티플러의 엄마입니다. 심지어 핀치는 스티플러의 엄마에게 유혹을 당해 거사를 치르게(?) 되죠. 당시 핀치의 나이가 열 여덟살, 미성년자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이는 범죄 행위라는 것이 일부 팬들의 평가입니다. 그러나 일련의 과정을 통해 네 소년 모두가 '육체적인 관계보다는 내면적인 성숙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으니, 역효과만 있었던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2.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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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행복해야 할 결혼식날, 아름답게 치장한 한 신부가 슬픈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남자를 가슴 깊이 묻은채 체념한듯 식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여자는, 자신의 이름을 목이 터져라 부르는 소리에 하객과 신랑을 등진 채 연인의 손을 잡고 식장을 뛰쳐나옵니다. 수 많은 로맨스 영화에서 리메이크 되었던, 영화 [졸업]의 명장면입니다. 

60년대 미국의 전형적인 중산계급 출신 모범생인 벤자민(더스틴 호프만 분)은 대학을 갓 졸업한 소년입니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가득차 잇던 벤자민은 순간의 향략을 좋아하는 미세스 로빈슨(앤 반크로프트 분)의 육체적인 유혹에 넘어가, 그녀와 관계를 맺고 맙니다. 때마침 지방에서 대학을 다니던 로빈슨 부인의 딸 엘레인이 돌아오고, 엘레인과 벤자민이 점점 가까워지자 로빈슨 부인은 질투에 눈이 멀어 딸에게 자신과 벤자민의 관계를 모두 폭로 해 버리고 맙니다. 

"로빈슨 부인, 지금 저를 유혹하시는 겁니까?"라는 전설적인 대사를 만들어냈던 영화 [졸업]은 전 세계적으로 8557만 관객을 동원하며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한편 졸업에서 격정적인 사랑을 나누었던 벤자민과 로빈슨 부인의 나이차이는 대략 20살 정도입니다.


3. [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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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살 개구쟁이 조슈(톰 행크스 분)는 어느날 축제에 놀러갔다가 '졸타'라는 기계에 어른이 되고 싶다는 소원을 빌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거짓말처럼 그는 서른 살의 어른이 되어있습니다. 문제는 조슈만 어른이 되었을 뿐, 다른 모든 것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아들 방에서 자고 있는 낯선 남자(?)를 본 엄마는 경악하고, 그를 강간범으로 신고하려 듭니다. 어쩔 수 없이 집에서 나온 조슈는 완구회사 말단으로 취업하여, 어린이의 시각에서 어린이가 원하는 장난감을 만들어 내며 승승장구 합니다.

우리는 흔히 어른이 되면 모든 것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영화 속 조슈처럼 말이죠. 조슈는 실제로도 꽤 성공한 어른이었습니다. 아이의 시각에 맞춘(정확히 말하면 그의 정신연령이 13살이기에 가능했던) 기획안은 좋은 평가를 얻었으며, 사랑하는 연인도 생겼습니다. 하지만 완벽한 어른이 되어 갈수록, 더욱 그리워지는 것은 집과 어머니였습니다.

영화에서 어느날 갑자기 어른이 된 조슈는 엘리자베스와 사랑에 빠집니다. 비록 다른 영화들과는 달리 성인의 모습이지만, 정신 연령은 고작 열 세살이죠. 그래서일까요? 사랑을 나누는 두 사람의 사이에는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묘한 이질감이 존재한다는 평가입니다. 


4.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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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소년 '마이클'(데이빗 크로스 분)은 길을 가던 중 열병으로 인해 심한 구토를 일으키고, 우연히 소년을 지켜본 30대 여인 '한나'(케이트 윈슬렛 분)의 도움을 받게 됩니다. 감사 인사를 청하기 위해 한나를 찾아간 마이클은 강한 끌림을 느끼며 사랑에 빠집니다. 이는 한나 역시 마찬가지였죠. 스무 살의 나이차이를 극복하고 사랑을 시작한 두 사람. 그러나 한나는 만날 때마다 마이클에게 '이상하다' 싶을 만큼 책을 읽어달라고 부탁합니다. <채털리 부인의 사랑> <오딧세이> 등 책의 수가 늘어갈 수록 두 사람의 사랑도 깊어갑니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은 한나가 어느날 갑자기 마이클의 곁을 떠나며 끝이 납니다. 8년 후, 법대생이 된 마이클이 피고인으로 선 초라한 한나를 우연히 마주하기 전까지는.

극중에서 두 사람의 나이차이는 스물 한살입니다. 심지어 '책 읽어주는 남자' 마이클의 나이는 당시 고작 열 다섯살이었죠 하지만 불꽃같은 사랑 앞에서 두 사람의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했습니다. [더 리더: 책 읽어 주는 남자]는 파격적인 소재와 주연배우들의 치밀한 심리 묘사로 평단의 호평과 함께 흥행에도 성공했습니다. 



(사진=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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