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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스토커' , 헐리웃을 두드리다.

13.02.0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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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할리우드 데뷔작 영화 <스토커>가 선댄스 영화제에서 열린 프리미어 이후 해외 언론과 관객들에게 폭발적인 호평을 얻고 있는 가운데 세계적인 영화데이터베이스 사이트 IMDB에서 ‘올해의 기대작 TOP 20’에 오르고 티저 포스터가 영국의 유명 영화지 엠파이어에서 ‘올해의 포스터’로 선정되는 등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올해의 기대작 TOP 20’에는 <위대한 게츠비>, <월드워Z>, <스타트랙 인투 다크니스>, <프리즈너>,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 등이 영화 <스토커>와 함께 이름을 올렸으며 박찬욱 감독 작품으로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 되는 <올드보이>도 포함되어 있어 더욱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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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토커>는 할리우드 최고의 감독이자 제작자인 리틀리 스콧과 故 토니 스콧 형제가 제작하고, 전 세계가 사랑하는 여배우 니콜 키드먼을 비롯하며 미아 바시코브스카, 매튜 구드, 더모트 멀로니, 재키 위버, 알덴 에린라이크, 루카스 틸 등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해 촬영 전부터 화제를 모아왔다. 특히, 한국감독 박찬욱의 연출작이라 국내팬들의 기대는 더 크다.
 
줄거리 : 18살 생일날 갑작스런 사고로 아빠를 잃은 소녀 인디아(미아 바시코브스카) 앞에 존재조차 몰랐던 삼촌 찰리(매튜 구드)가 찾아온다. 남편의 죽음으로 신경이 곤두서있던 인디아의 엄마 이블린(니콜 키드먼)은 젊고 다정한 그에게 호감을 느끼며 반갑게 맞아주고 인디아는 자신에게 친절한 삼촌 찰리를 경계하지만 점점 더 그에게 이끌린다. 찰리의 등장으로 스토커가(家)에 묘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인디아 주변의 사람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기 시작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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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이 이번 영화를 통해 전하려고 하는 메시지는 ‘도덕적 딜레마’이다. 보통 착한 선택과 나쁜 선택 간에 도덕적 딜레마가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그는 잔인성과 폭력성이 수반된 극단적인 상황에서 도덕적 딜레마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쁜 옵션들 간의 저울질, 선택의 어려움 그리고 그 결과에 따른 책임. 이 세 가지 키포인트로 선악을 규정짓지 못하는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줌으로써 더 넓게는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초호화 캐스팅에 빛나는 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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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미아 바시코브스카는 차분하고 성숙한 연기력은 물론 소녀와 여인 사이의 신비로운 외모로 박찬욱 감독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영화 <스토커>에서 그녀는 순수와 본능을 오가는 18살 소녀 ‘인디아’역을 맡아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렸다. 팀 버튼 감독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주인공 ‘앨리스’역에 낙점되어 조니 뎁과 호흡을 맞추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던 그녀. 그 후 캐리 후쿠나가 감독의 <제인 에어>, 구스 반 산트 감독의 <레스트리스>등에서 주연으로 활약하며 어린 나이답지 않은 탁월한 연기력으로 명감독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번 영화에서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소녀 캐릭터인 ‘인디아’역에 완전히 몰입한 그녀는 박찬욱 감독의 전작 <친절한 금자씨>의 이영애와 <올드보이>의 강혜정, <박쥐>의 김옥빈을 떠올리게 만들 정도로 독보적인 여성 캐릭터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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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도도한 이미지로 많이 보여지는 니콜 키드먼은 설명하지 않아도 이미 헐리웃에서 유명한 배우로 최근 <인베이젼>이라는 영화로 한국관객들에게 변치 않는 외모를 자랑하며 높은 연기력을 보여줬다. 박찬욱 감독과의 첫 대면부터 '나는 감독을 만족시키기 위해 모든 걸 하겠다'라며 무척 편하게 대해주었고, 실제 성격도 참 소탈 할 뿐더러 일의 완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프로페셔널한 배우다. 그리고 조각 같은 외모의 남자 주인공 매튜 구드는 뛰어난 연기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적이 없다. 이번 영화를 통해 주목 받는 배우로 거듭나길 기대해도 좋다.
 

배우 못지않은 초호화 제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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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영화는 배우 뿐만아니라 제작진 또한 어마어마하다. <프리즌 브레이크>의 주인공 웬트워스 밀러가 시나리오를 쓰고 <블랙 스완>의 클린트 멘셀이 음악 감독을 맡아 영화의 완성도에 대한 기대감을 더한다. 게다가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박쥐>의 정정훈 촬영감독이 다시 한 번 박찬욱 감독과 호흡을 맞춰 특유의 감각적인 영상미를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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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웬트워스 밀러는 국내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모았던 미국 TV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에서 주인공 ‘마이클 스코필드’역을 맡은 배우로 국내 팬들 사이에서 일명 ‘석호필’이란 한국 이름 애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웬트워스 밀러는 자신의 첫 번째 시나리오인 <스토커>를 약 8년에 걸쳐 완성했으며 처음엔 배우가 집필한 시나리오에 대한 선입견이 우려되어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테드 폴크’라는 필명을 사용할 정도로 작품에 대한 애착을 표하기도 했다. 웨트워스 밀러의 시나리오 <스토커>는 할리우드 관계자들 사이에서 ‘생애 첫 시나리오라는 것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작품’이라는 평을 얻으며 입소문을 모았다. 시나리오를 처음 읽고 ‘박찬욱 감독의 영화다’라고 생각했던 제작자 마이클 코스티건은 박찬욱 감독에게 직접 시나리오를 보냈고 박찬욱 감독의 몇 가지 캐릭터와 시각적 은유에 관한 독특한 제안들이 받아들여지면서 영화화가 성사되었다.

 
박찬욱, 그의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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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를 흔든 박찬욱 감독의 영화스타일은 어떠한가. 그의 영화들에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깔끔한 영상, 주인공들의 절제된 언어, 무덤덤한 표정, 심각한 상황에서 던지는 농담,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구분하기 힘든 상황들. 특히 복수 3부작인 <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가 그러하다. 세 편의 영화에서 위와 같은 특징들은 그가 극도의 잔혹함을 면전으로 드러내지 않고도 관객을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극도의 폭력성이 암시된 장면은 무덤덤한 표정 혹은 가벼운 농담 등으로 절제되어 있다. 때문에 관객은 오히려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듯하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잔인성과 코믹성을 어떻게 이렇게 보기 좋게 흔들어놨는지, 그렇기 때문에 그의 영화에는 관객들이 항상 모여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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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없던 그가 <공동경비구역 JSA>의 성공으로 원하는 영화 3편을 마음껏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받기로 한 후 내놓은 첫 영화가 <복수는 나의 것>이다. 이후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등 복수를 주제로 한 후속작들이 만들어졌다. 이는 박찬욱이 이미 오래 전부터 자신의 장르를 다져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15년간의 감금과 5일 간의 추적’ 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지닌 <올드보이>는 스타일리쉬한 영상과 탄탄한 연출 감각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이 작품으로 청룡영화상 감독상, 대한민국 영화대상 감독상, 백상예술대상 작품상, 대종상 감독상에 이어 깐느 영화제 심사위원대상까지 수상하며 큰 반향을 불러 모았다. 이어 여성을 주인공으로 복수 시리즈의 종지부를 찍은 〈친절한 금자씨〉를 통해 조금 더 부드럽고 서정적이며 섬세한 연출 스타일을 선보였다. 이 작품으로 청룡영화상 작품상 및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새롭고 창의적인 작품에 수여하는 '젊은 사자상'을 수상했다.
 
 
 
 
(사진=영화 공식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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